한양대관리자 2012.02.08
(기사) 영화 속 '생각을 읽는 장치'… 현실화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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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캘리포니아대 연구팀, 실험에 성공
[세계일보]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보았던 '생각을 읽는 장치'가 머잖아 현실화될 전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헬렌 윌스 신경과학연구소 연구팀이 사람의 두뇌에 전극을 연결하여 음성을 들을 때 일어나는 뇌 활동을 분석해 원래 들었던 말을 추적해 내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로써 말을 할 수 없는 루게릭 환자나 두뇌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이 생각만으로도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개발하는 데 획기적인 진전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는 '공공과학도서관 생물학(PLoS Biology)' 저널에 소개됐다.
연구팀은 실험에 지원한 뇌전증(간질) 환자 15명의 머리에 전극을 붙여 두뇌의 신호를 읽고, 이들이 들은 단어를 분석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음성을 들을 때 변하는 뇌파를 측정해 분절된 신호를 모아 복원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실험 지원자가 5∼10분 동안 대화를 듣는 동안 뇌에서 어떤 신호가 발생하는지를 기록하고, 어떤 신호 형태가 어떤 소리와 연결되는지 연구했다. 이후 지원자에게 '구조', '의심', '부' 등 연구진이 모르는 단어를 들려준 뒤 피실험자의 뇌에서 발생하는 전기 신호를 분석해 지원자들이 원래 들은 소리에 가까운 상태로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신호는 언어, 감정, 사회기술을 관장하는 측두엽의 상측두이랑(superior temproal gyrus) 부분에서 활발하게 측정됐다.
이번 연구는 뇌가 특정 음성을 인식했을 때 그에 대해 '생각한다'가 아닌 '듣는다'로 초점을 전환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신경과학자들은 뇌파를 분석해 사람이 생각하는 단어를 단편적으로 유추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정확도가 많이 떨어졌다.
이번 연구를 이끈 브라이언 파슬리 박사는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동작만을 보고도 어떤 음계를 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생각을 읽는 장치에 대한 연구는 남용될 경우 치명적인 윤리적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에 그동안 논쟁이 돼왔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신경과학과 얀 슈눕 교수는 "이번 연구가 놀랍다"고 전제한 뒤 "이러한 과학기술의 발달로 생각을 읽는 장치가 개발된다면 우리 생각을 누군가 훔쳐본다는 것을 우려하는 사람도 있지만, 뇌에 전극을 설치해야만 하므로 필요한 환자들에게 제한적으로 시행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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