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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관리자 2014.06.02 (랩소식) 임창환 교수님 경향신문 기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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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월드컵 개막식 '특별한 시축' 이목집중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뇌파감지 센서’ 헬멧 쓰고 생각만으로 로봇발 작동경향신문 | 목정민 기자 | 입력 2014.06.01 21:55





13일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 경기장에서 열리는 축구 강호 브라질과 크로아티아의 경기를 시작으로 2014년 브라질월드컵의 막이 오른다. 이번 월드컵 개막식 사전행사는 특히 전 세계 과학계가 각별한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생각만으로 로봇발을 움직여 시축을 하기 때문이다.

시축 행사를 이끄는 미국 듀크대 신경생물학과 미겔 니콜레리스 교수는 20~35세의 실험 참가자 8명을 모집해 지난해 11월부터 브라질에 마련된 연구소에서 특별훈련을 하고 있다. 니콜레리스 교수는 최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8명 가운데 4명이 다리를 움직였고, 그 중 한 명은 공을 한 번 차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니콜레리스 교수 연구팀은 현재 로봇다리의 구체적인 사양과 실험 참가자 정보를 비밀에 부치고 있다.

하반신이 마비돼 걷지 못하는 실험 참가자는 뇌파를 감지하는 전극이 달려 있는 헬멧 형태의 센서를 머리에 쓴다. 이 센서는 사람이 생각을 할 때 뇌의 신경세포인 뉴런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를 감지한다. 실험 참가자는 하반신 근육이 마비됐지만, 뇌에서 근육을 움직이라고 신호를 보내는 데는 문제가 없다. 이 신호를 로봇다리가 받아서 움직이는 원리다.

뇌에서 감지된 신호는 실험 참가자가 등에 진 가방 속 컴퓨터로 전달된다. 컴퓨터는 특정 생각을 할 때 발생하는 전기신호 패턴을 분석해 로봇다리의 각 관절로 움직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가방 속에 들어 있는 배터리 용량을 감안하면 로봇다리는 2시간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뇌파를 이용해 로봇을 움직이는 것을 '뇌-기계 인터페이스'(BCI) 기술이라고 부른다.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조작한다는 아이디어는 40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대 자크 비달 교수가 처음 제시했다. 비달 교수는 니콜레리스 교수처럼 뇌 안에 전극을 심는 침습적 기술이 아니라 뇌 표면에서 뇌파를 감지하는 비침습적 기술을 고안했다.

그러나 이 기술은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한양대 생체공학과 임창환 교수는 "두개골에서 뇌파를 감지하려면 최소한 손톱 크기 이상(수십~수백㎟)의 뇌 영역이 활성화돼야 한다"며 "두개골은 뼈가 두껍고 전기가 잘 통하지 않아 침습적 방법보다 뇌파 감지의 정확도는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뇌에 직접 전극을 꽂아 로봇을 움직이는 연구가 활발하다. 세계 최초로 뇌에 전극을 꽂아 로봇을 움직인 사람은 전신마비 환자인 미국 전 미식축구선수 매튜 네이글이다. 2004년 그는 생각만으로 컴퓨터의 마우스 커서를 움직였다.

2012년 12월에는 미국 피츠버그대 앤드루 슈왈츠 교수 연구팀이 전신마비 환자의 뇌에 전극을 꽂아 생각만으로 로봇팔을 움직여 커피잔을 들어 커피를 마시게 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의학 학술지 '란셋'에 게재됐다. 생각만으로 손을 들고, 손목을 꺾는 등 9가지 동작이 가능해 이 연구는 세계에서 가장 정밀한 뇌-기계 인터페이스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아직은 생각만으로 로봇을 정밀하게 제어하지는 못한다.

임 교수는 "정밀한 움직임을 얻으려면 뇌의 여러 곳에 전극을 꽂아서 신호를 분석해야 하는데, 뇌를 건드리는 수술을 해야 하고 이럴 경우 간질이나 감염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목정민 기자 mok@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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